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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 '형'이 지켜야 할 약속

2024-04-15

알리익스프레스는 왜 마동석에게 직구의 불안을 맡겼나

해외 직구를 망설이게 하는 건 대개 비슷합니다. 배송은 오래 걸리고, 교환은 번거롭고, 진짜 물건이 맞는지도 불안하죠. 그래서 한국 직구족 사이에는 오래된 소문이 하나 있었어요. 알리익스프레스 프로필 사진을 마동석으로 바꾸면 판매자가 물건을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보내 준다는 것이었죠.

알리에서 배우 마동석 사진을 프로필로 한 계정이 많던 현상을 TVCF 영상에 반영한 알리 익스프레스 ©AliExpress

알리익스프레스는 이 소문을 그대로 광고로 만들었습니다. 2023년 3월 마동석을 한국 광고 모델로 발탁했고 광고 속 마동석은 직구가 불안한 소비자 앞에 나타나 "형이 계속 바꿔줄게"라고 말합니다. 소비자들이 스스로 만든 밈에 공식 얼굴을 입힌 셈이에요. 해외 플랫폼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형'으로 바꿔 놓으려는 설정이었어요.


최근 공개된 '국산 브랜드편'에서는 메시지가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마동석과 배우 고규필이 함께 등장해 "쓰던 브랜드도 착한 가격으로"를 강조합니다. 중국 상품만 파는 곳이라는 인식을 넘어 국내 브랜드 전문관 ‘K-베뉴'를 알리려는 광고입니다. 알리는 K-베뉴에 입점하는 국내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국내에서 바로 배송하는 구조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광고 속 '형'이 약속하는 범위가 직구에서 국내 쇼핑으로 넓어진 셈이에요.

반응은 숫자로 나타났습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2월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사용자는 818만 명으로 1년 전보다 약 130% 늘었고, 종합몰 앱 가운데 쿠팡에 이어 2위에 올랐습니다. 광고 외에도 ‘1,000억 페스타' 같은 대규모 할인이 함께 돌아간 결과라 광고 효과만으로 볼 수는 없어요. 다만 낯선 해외 플랫폼에 익숙한 얼굴을 입히는 전략은 분명히 통했어요.

알리익스프레스 앱 국내 사용 추이 ©Wiseapp

그림자도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소위원회는 지난 3월 26일 이 광고를 내보낸 방송사들에 행정지도를 권고했습니다. "계속 바꿔줄게"라는 표현이 언제든 무료 반품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무료 반품은 첫 구매 고객과 일부 상품에만 적용됐다는 이유였습니다. 페르소나가 강할수록 약속의 무게도 커져요. 광고 속 '형'의 말이 실제 서비스와 어긋나는 순간 그 신뢰는 그대로 리스크가 돼요.


마동석이라는 얼굴은 소비자가 먼저 고른 해결사였어요. 이제 남은 과제는 그 얼굴이 한 약속을 서비스가 끝까지 지켜 내는 일이에요.

Written by Ja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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