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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게임체인저, 다이소
2025-12-15
부담 없는 가격표로 구경하는 재미를 파는 다이소
살 게 없어도 들어가고 들어가면 빈손으로 나오기 어려운 곳, 다이소 이야기예요. 목적 없이 매장을 돌다 장바구니를 채우게 되는 경험을 두고 '다이소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겼죠. 그런데 요즘 다이소를 찾는 건 고객만이 아니에요. 이름 있는 브랜드들도 다이소의 진열대를 찾고 있어요. 다이소의 가격표는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이 여섯 가지가 전부입니다. 고객은 가격표를 확인하는 수고 없이 구경하는 재미에만 집중하면 돼요.

2023년 말 3,000원짜리 ‘VT 리들샷'이 전국 매장에서 품절 사태를 빚은 뒤 대형 뷰티 브랜드들이 잇달아 다이소 전용 라인을 출시했습니다. 다이소에 들어온 뷰티 브랜드는 2023년 말 26개에서 2024년 말 60개로, 뷰티 상품은 250여 종에서 500여 종으로 늘었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선 본 라인의 가치를 지키면서 새로운 고객을 만날 채널이 하나 더 생긴 셈이에요.

생활용품에서 시작해 뷰티와 패션으로 넓어진 다이소의 진열대는 지난 2월 건강 관리 영역까지 담았습니다.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일양약품이 3,000~5,000원짜리 영양제를 전국 200여 개 매장에 선보였습니다. 집을 채우는 물건에서 나를 돌보는 물건까지, 다이소가 다루는 라이프스타일의 범위가 한 뼘 더 넓어진 거예요.

변화는 매장 밖에서도 이어졌습니다. 2023년 12월 다이소는 따로 운영하던 '다이소몰'과 '샵다이소'를 하나로 합치고 평일 오후 2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받아 볼 수 있는 전국 익일 배송을 시작했습니다. 온라인몰 월 매출은 2024년 1월 17억 원에서 12월 91억 원으로 다섯 배 넘게 늘었습니다. 매장에서 구경하고 집에서 주문하는 동선이 하나로 이어진 거예요.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합니다. 다이소의 2024년 매출은 3조 9,689억 원으로 전년보다 14.7% 늘었고 영업이익은 3,711억 원으로 41.8%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화장품 매출은 144%, 의류 매출은 34% 늘었습니다. 고물가 속에서 가성비 소비가 늘어난 흐름도 한몫했어요.

다이소를 리테일의 게임체인저라 부를 만한 이유는 싸게 팔아서만이 아니에요. 가격을 먼저 정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불러들이고 생활용품에서 뷰티와 건강까지 범위를 넓히고 매장과 온라인을 하나로 이었어요. 5,000원 이하의 부담 없는 가격표 안에서 유통의 규칙을 하나씩 새로 쓰고 있는 셈이에요.
Written by Ye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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