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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가 36년을 기록하는 방법

2024-05-24

비행기에 실린 건 누군가의 세상이었다

1988년, 한 소녀가 아시아나항공의 첫 국내선에 오릅니다. 소녀는 자라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습니다. 그 삶의 장면마다 아시아나의 비행기가 함께 있어요. 아시아나항공의 광고 '누군가의 세상이 타고 있다'는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과 한 항공사의 36년을 겹쳐 보여 줍니다.

약 90초 분량의 이 광고는 장면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원테이크 기법으로 촬영됐습니다. 소녀가 자라는 수십 년의 시간이 한 번의 호흡처럼 이어지고 마지막에 '누군가의 세상이 타고 있다'는 문장이 떠오릅니다. 좌석이나 기내식, 노선 같은 서비스와 기술 이야기는 앞세우지 않습니다. 대신 승객을 '한 명의 손님'이 아니라 '누군가의 세상'으로 부르며 항공사가 무엇을 싣고 나는지를 다시 정의해요.

소녀의 성장과 함께 이어지는 원테이크 장면 ⓒ아시아나항공

이 광고는 그동안 아시아나가 쌓아 온 캠페인의 흐름 위에 있습니다. 2023년 '깨우세요 여행세포'가 여행하고 싶은 마음을 깨웠다면, '파리는 어째서'는 목적지의 매력을, '지구를 사랑한 비행'은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이야기했습니다. 여행 욕구에서 목적지로, 다시 가치로 넓어지던 이야기가 이번에는 브랜드 자신을 향한 셈이에요.

다양한 방식으로 비행의 가치를 이야기해 온 아시아나 광고 캠페인들 ⓒ아시아나항공

시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지난 2월 유럽연합(EU)의 조건부 승인을 받으며 큰 고비를 넘었습니다. 두 회사가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아시아나라는 이름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남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런 때에 36년의 시간을 고객의 인생으로 기록한 광고는 브랜드가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에 대한 답처럼 읽혀요.

Written by Ja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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